부동산업계 "분양보증 미끼로 시장 통제"…공급위축 우려도
국토부 "무주택 실수요자가 청약…투기성 판단 과해"

 

김희준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판단 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UG의 보증심사 승인 제한으로 내집 마련을 위한 서민부담이 줄어든다는 의견과 로또청약을 양산하고 간접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경제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는 중이다.

 

◇집값 상승 부추기는 고분양가…HUG 통해 '집값' 통제 

7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UG는 6일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분양가를 심사할 경우 적용하는 분양가 상한 기준을 110%에서 100~105%로 낮추게 하는 내용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 기준은 오는 24일 분양보증 발급분부터 적용한다.

근처에서 1년 안에 분양한 아파트가 존재한다면 원래의 분양단지 평균 분양가 수준으로 분양가를 정하도록 했다. 1년 초과 분양단지만 존재할 땐 분양가가 비교 단지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지금은 110%까지 분양가 책정이 가능하다. 벌써 준공한 단지만 있을 때는 비교 단지의 평균 매매가 안에서만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했다. HUG는 또한 평균 분양가 산정방식을 ‘단순평균’에서 ‘가중평균’으로 바꾸었다. 가구 수가 적은 주택형의 분양가를 떨어뜨리면서 전체 분양가가 낮아 보이도록 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HUG가 사실상 고분양가 규제를 강화한 것은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이 주장하고 있는 아파트 분양가 과잉과 맞물린다고 할 수 있다. 경실련은 지난 5월2일 '북위례 분양원가공개 아파트 분양가 공개 실태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서울 송파와 경기 하남 등 북위례 지역 3개 아파트의 분양가가 약 4100억원 부풀려졌다고 주장했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 안정에 맞춰진 와중, 고분양가가 결국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규제 강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의 원래방향은 국토부의 정책방향과 맞춘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국토부에선 아파트 분양가가 하락할수록 대부분 무주택자인 실수요자의 집값 부담이 줄어들면서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로또청약 및 공급축소 양산"…업계·전문가 역효과 한 목소리 

그러나 부동산업계에선 HUG의 인위적인 분양가 통제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HUG가 일반분양가를 최대 10% 더 낮추기로 함에 따라 ‘로또 청약’ 논란이 다시 불거질 우려가 크다는 이야기다. 주변 시세와 분양가의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청약과열 가능성도 높다.

부동산 업계의 어느 관계자는 "서울 재건축사업에선 조합원의 부담은 가중되어 재건축 사업장들은 분양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후분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분양보증 지연을 미끼로 조합과 건설사를 괴롭히는 행위"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주택시장 안정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분양가 규제 강화는 필연적으로 공급감소를 가져와 오히려 집값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도 "차라리 독점 분양보증 시장을 개방하면서 시장의 자율성에 기대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의 변경과 발표는 HUG의 결정사항이라며 "청약 당첨자 대부분은 투기수요가 아닌 무주택 실수요자인 만큼 시세차익에 기댄 '로또청약'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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