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숙제가 어렵다면서 911에 신고를 한 소년을 친절한 행동으로 응대해준 직원의 일화가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인디애나주 라파예트의 911센터에 신고 전화가 들어왔는데요. 센터에서 일하는 안토니아 번디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수화기 너머의 신고자는 앳된 목소리의 소년이었습니다.

 



어린 소년의 전화에 걱정이 된 번디는 많이 긴장한 채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소년은 힘없는 목소리로 “오늘 많이 힘든 하루를 보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안토니아 번디. 라파예트경찰서 트위터 

번디는 침착하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좋지 않은 하루를 보냈냐”고 물었습니다. 이어지는 소년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바로 “숙제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번디에게 “현재 풀고 있는 수학 숙제가 많이 어렵다”고 하소연했죠.

소년의 황당한 신고에도 불구하고 번디는 전화를 끊지 않았다고 합니다. 번디는 소년이 어려워하는 숙제가 분수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 천천히 풀이를 도와주었습니다. 소년이 “4분의 1과 4분의 3을 더해야 한다”고 하자 번디는 숫자를 종이에 천천히 써보라고 말했고 결국 ‘1’이라는 답을 같이 계산해낼 수 있었습니다. 소년은 “911에 전화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는 정말 도움이 필요했어요”라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번디의 사연은 라파예트 경찰서가 전화 녹취 내용을 트위터 계정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1분 54초의 간략한 녹취에는 풀죽은 소년에게 친절하게 문제를 설명해주는 번디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라파예트 경찰서의 911 상황실. 라파예트경찰서 트위터


라파예트 경찰서의 매트 가드 경사는 “번디는 성실한 직원으로 유명하다”면서 “다행히 당시 신고센터가 바쁘지 않아 번디가 소년의 숙제를 도울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어 “저는 이곳에서 13년을 일했지만, 숙제를 도와달라는 아이의 전화를 받아본 적은 없다”며 “911에 숙제 도움을 요청할 것을 권고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번디가 어린 소년을 도와 그의 하루를 좋게 해줄 수 있었다는 점은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위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오는 119에 “숙제를 도와달라”는 힘든 요청을 해서는 안되겠죠. 하지만 소년은 오직 911 긴급신고만 가능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곤란한 소년에게 도움을 요청할 곳이 911밖에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죠. 번디는 그러한 소년의 마음을 이해하고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번디의 따스한 마음이 사연을 듣는 우리에게도 훈훈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강문정 인턴기자